<어린이가 사라졌다>

청소년기 나와 주변 청소년들에게 놀이터란 어른들을 피해 일탈을 즐기기 좋은 장소였다.
놀이기구를 배경으로 술과 담배를 즐기던 시절 나는 놀이터의 본 목적을 잃어버렸다. 
이는 비단 나와 내 주변만의 상황이 아니었다.

지난 시절 놀이터가 생각 났고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의 본질을 만나고 싶었다. 어찌보면 잃어버린 나의 놀이터를 지금이라도 담아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어린이가 줄어들어 놀이터를 어른들의 운동기구로 바꾼다는 기사가 나올만큼 아이들은 사라지고 있었다. 이처럼 노인인구는 증가하고 아이들은 사라지고 놀이터 또한 사라지고 있다. 그 기능과 존재조차 점차 사라지는 현상을 나 나름대로의 아련한 마음을 담아, 내 청소년기의 잃어버린 놀이터를 되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담아보았다.

부산을 시작으로 여러 놀이터를 찾아다녔다. 예전에 동네 곳곳에 있었던 놀이터는 대부분 사라진 것 같다.
결국 발걸음을 초등학교로 향했다. 중학교부터는 놀이기구도 없이 운동장만 있었기에 여러 초등학교를 돌아다녔다.
그렇게 여러 초등학교를 다니던 중 신기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서울, 광주, 부산, 대전 할 것 없이 초등학교 놀이터의 형태가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시기적인 특징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이는 나와 같은 풍경을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공유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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